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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관련 신간나왔습니다
민진암
2004-06-25 오후 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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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토마치에서 만난 노인들
김동선지음, 궁리출판사, 2004년 5월

고령사회의 과제 중 하나인 노인수발문제를 세계 최고령국가 일본의 현실과 대응을 통해 살펴본 책이다. 치매 네타끼리로 수발이 필요한 노인의 수가 200만 명을 넘어서면서 2000년 공적개호보험을 도입하기까지 한 일본의 노인수발 현실은 앞으로 한국이 향해 갈 수 밖에 없는 암울한 미래이기도 하다. 
노인수발을 둘러싼 어려움은 ‘핵가족의 붕괴’와 수발이 필요한 기간의 연장, 24시간 생활수발의 어려움 등에 기인한다. 
2007년 ‘노인장기요양보호제도’의 도입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한국에서 ‘노인수발의 사회화’가 일찍 공론화됐지만 일반인들의 정서에는 여전히 ‘노인수발은 자식(장남)의 몫’이다.  
한국에서 노인수발 문제를 둘러싸고 도리와 현실 사이의 괴리가 심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저자는 수발의 어려움이 개호살인 자살등으로 극단적으로 표출되게 된 것에 대해 가족의 연대감을 강조해 온 ‘가족신화’와 ‘일본형 복지’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내용적으로는 파탄에 이르렀음에도 형식적인 일체감을 강조하고 있는 가족주의나, ‘가족은 복지의 숨은 자산’임을 강조해 육아 노인수발등에 대한 사회적 서비스를 도외시한 ‘일본형 복지’는 한국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가 한국일보 재직중 2001년 일한문화교류기금의 펠로우로 일본의 시골마을 야마토마치에서 생활하면서 관찰한 노인복지, 특히 재택개호서비스 전달체계도 함께 기술했다. 데이서비스, 방문개호 등 서비스 전달에 직접 참가하면서 얻게 된 개인적인 소감도 실었다. 
노인수발문제를 중심으로 서술했으나 연금 의료보험 재정난 등 고도의 고령화에 따른 일본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들도 다루었다. 또 현대가족의 아이덴티티, 복지비용과 일반국민들의 조세부담, 이에 따른 세대갈등에 까지 논의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노인수발 문제의 해결책으로 가족과 지역공동체, 정부의 역할분담을 제시한 이 책은 특히 야마토마치의 ‘복지마을 만들기 30년’에 대한 보고가 재미있게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