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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코로나시대의 치매돌봄 ' 상계백병원 손보경 교수'
관리자
2022-08-25 오후 7: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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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시대의 치매 돌봄



                                                                                    손 보 경 교수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2020120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발견된 후 우리 사회에는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가 생활화되었고,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도 개발되었으나 아직 코로나19의 완전 종식 여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이다.


코로나19는 치매 환자 및 치매 환자의 보호자들에게도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지금은 백신접종 및 거리두기 완화로 돌봄 서비스가 점차 정상화되고 있으나, 한때는 집단 감염의 우려로 요양시설에서의 면회 뿐 아니라 데이케어센터 참여 및 요양보호사를 대면하여 서비스를 받는 것에도 많은 제한이 있었다. 그만큼 치매 환자를 직접 돌보는 보호자들의 노고가 가중되었음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고, 백신 미접종, 기저질환의 문제 등의 여러 이유로 환자들이 돌봄 시설이나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거나 제한적으로만 이용하면서 보호자들의 부담이 늘어난 부분이 아직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코로나19와 관련되어 집에서 돌봄을 하는 보호자들이 어떤 부분을 더 신경 쓰는 것이 좋을까?


이에 대해, 치매에 대한 연구 및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의 알츠하이머 협회 (Alzheimer`s association)의 코로나19의 유행에 따른 돌봄 가이드라인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요약 정리해보면, 먼저 환자의 상태를 잘 살피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치매 환자는 스스로의 상태를 잘 표현하지 못할 수 있어서 평소 하지 않던 이상 행동이나 혼란을 보이는 섬망 증상이 생긴다면 코로나19를 비롯한 다른 질병이나 신체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치매 환자 및 보호자가 손 씻기 등 위생적인 부분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주된 보호자가 아프거나 격리되는 것을 고려하여 환자가 방치되지 않도록 돌봄 대안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보호자 자신 및 환자를 위해 즐길 수 활동과 그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계획을 세울 때는 환자와 보호자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것을 잘 할 수 있는지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식사, 목욕, 옷 입기 등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고, 산책 및 운동 시간, 취미 활동 등 대략의 시간표를 만들어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치매 환자를 돌보다 보면 보호자들이 불규칙한 생활을 해서 쉽게 지치게 되어 환자에게 화를 내며 감정을 표출할 수 있고, 보호자가 건강을 챙기지 못하면 환자를 더 이상 돌볼 수 없게 될 수 있다.


치매 돌봄은 운동경기로 치면 마라톤에 가깝다. 단기간에 무리해서 전력을 다하면 끝나는 여정이 아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예상치 못한 감염병의 대유행으로 어려움이 보태어졌지만,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