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사업
보도자료 <기사>주간동아 "기억력 깜빡깜빡 … 혹시 치매?"
관리자
2004-10-25 오후 4:00:00
4871
주간동아/ 건강/ 기억력 깜빡깜빡 … 혹시 치매?
10/14/ 목요일/ 2004

[건강]
"기억력 깜빡깜빡 … 혹시 치매?"
노년기 건망증 땐 일단 의심을 … 혈관성 치매인 경우 충분히 예방 가능
 


 


주간(晝間) 치매치료센터 ‘미르사랑’에서 음악치료를 받고 있는 치매 노인들. 
 

얼마 전 첫 손자를 본 이영숙(가명•63)씨는 최근 물건 둔 곳을 기억하지 못해 이리저리 찾는 일이 많아졌다.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 집안을 뒤집어놓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고, 얼마 전에는 휴대전화를 냉동실에 두고 까맣게 잊고 있다 분실신고를 하는 일까지 있었다. 치매 초기 증세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나이 들면서 자연스레 나타나는 건망증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뇌세포 기능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치매는 흔히 ‘노인의 질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요즘에는 복잡한 사회생활로 인한 지나친 스트레스와 성인병 때문에 50대 초기에 치매 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점차 늘고 있다. 한국치매협회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치매 추정 환자수는 27만~34만명으로, 65살 이상 노인 인구를 기준으로 2010년에는 530만명 중 약 47만명, 2020년에는 766만명 중 약 68만명으로 증가한다고 한다. 최근 한림대 심리학과 강연욱 교수와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이 춘천시 및 인근 농촌에 거주하는 45~89살의 남녀 709명(남 297명, 여 412명)을 대상으로 인지기능 검사와 건강 검진을 한 결과, 65살 이상 노인 510명 중 28%가 치매위험군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강교수는 “같은 집단을 대상으로 지난해와 올해 똑같은 인지기능 검사를 한 결과, 지난 1년 동안 정상군보다 치매위험군 노인들의 인지기능 저하가 2배가량 빨리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치매협회 회장 우종인 박사(서울대 의대 신경정신과 교수)가 치매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65살 이상 노인 28%가 치매위험군” 
노년기에 주로 발생하는 치매는 정상적으로 활동하던 사람이 뇌의 각종 질환으로 인해 지적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른바 인간의 인지기능을 포함한 대뇌기능이 감퇴하는 복합적인 임상증후군으로, 한 가지 질환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증상의 복합체다. 치매의 원인은 여러 가지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와 혈관성 치매다. 알츠하이머병은 서서히 발병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가족이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 특징. 뇌에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축적되고, 기억력과 관계 있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감소해 생기는 질환이다.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어느 순간 갑자기 발병한다. 동맥경화나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흡연, 고지혈증 등이 있는 사람의 뇌혈관이 막히면서 뇌세포가 죽어 생기는 병이다. 
치매 증세는 기억력 감퇴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발병 초기 단계에는 건망증과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점차 언어능력, 방향감각 등 인지능력이 떨어지면서 심한 경우 옷을 입거나 세수하는 것까지도 잊어버리고 가족의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한다. 또한 정서 변화로 인해 불안, 근심, 분노 등의 감정 표현이 잦으며 우울증이 심해져 자살충동까지 일으킨다. 
치매는 현대의학으로 아직까지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다. 노인성 치매의 경우 원인을 알 수 없으므로 특별한 치료법도 없는 상태다. 하지만 모든 치매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국내 치매환자 4명 중 1명에 해당하는 혈관성 치매의 경우, 노인성 치매보다는 예방과 치료가 쉽다. 혈관성 치매는 고혈압•동맥경화 등 뇌혈관 손상으로 인해 생기는데, 혈압 및 콜레스테롤 조절과 같은 뇌혈관 치료를 받으면 예방이 가능하다. 특히 뇌졸중이 반복되면 나타날 가능성이 많으므로 뇌졸중 조기치료만 잘해도 치매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노인성 치매와 같은 경우는 치료가 어렵지만, 대개는 약물 복용을 통해 악화 시기를 늦출 수 있다. 
뇌세포는 다른 세포와 달리 일단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인을 미리 파악하고 예방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기억력 감퇴 증상이 있다면 전문기관을 찾아 치매 초기인지 아닌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이외 체크 리스트를 통해 치매 가능성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보호자 또는 대상자를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체크하는 것이 좋다는 것. 한국치매협회 홈페이지(www.silverweb.or.kr)에 접속하면 손쉽게 체크할 수 있다. 이밖에 보건복지부 후원으로 한국치매협회에서 치매상담전화(1588-0678)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니 이곳에 문의해도 된다. 
[건강]
기억력 깜빡깜빡 … 혹시 치매?
노년기 건망증 땐 일단 의심을 … 혈관성 치매인 경우 충분히 예방 가능
 


인터뷰l미국 정신의학의 권위자 허버트 파데스 박사
“노인성 우울증 환자에게 절대적 관심을”
 

9월21일과 22일 한림대 주최로 열린 ‘한국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국제학술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뉴욕 프레스비테리언병원 병원장 허버트 파데스 박사에게 ‘노인성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미국 정신의학의 권위자인 파데스 박사는 노인성 우울증이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변 사람들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노인성 우울증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직장에서 은퇴하면서 각종 상실감과 경제적 부담감, 죽음 등에 대한 스트레스가 증가해 우울증이 찾아온다. 특히 남성의 경우 상실감이 커 우울증 환자가 더 많이 나타난다. 우울증은 치매만큼이나 심각한 기능의 상실을 초래할 수 있지만 치매 등에 비해 쉽게 치료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노인성 우울증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일반적으로 우울장애라고 하면 주관적인 우울감이 하루 종일 지속되면서 활력을 잃고 식욕부진, 수면장애, 죄책감, 자살충동 등의 증상을 보인다. 노인 우울장애도 근본적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이지만, 성인과 비교했을 때 우울감의 호소가 적은 반면 모호한 신체적 불편에 대한 호소가 많으며 기억력•집중력의 저하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노인성 우울증이 치매로 발전할 수 있는가. 

“치매와 노인성 우울증의 가장 큰 차이는 완치가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대부분의 노인성 우울증이 치매로 변하지는 않지만 일부 환자의 두부(頭部) 자기공명촬영에서 뇌의 미세혈관들이 막힌 혈관성 우울증이 발견된다. 이러한 경우 기억력을 비롯한 인지기능이 떨어져 치매로 발전할 수도 있다.” 



-치료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노인성 우울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긴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뇌 구조의 변화가 일어나고 각종 만성질환과 노화에 따른 활동의 제약도 나타난다. 가정적, 사회적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도 원인이 된다. 이러한 우울장애에 대한 치료 중에는 약물을 통한 치료가 가장 손쉽고 효과적이며 경제적인 방법이다. 그밖에 인지 치료나 전기경련요법 등도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끝)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발행일 : 2004 년 10 월 14 일 (455 호)

 쪽수 : 76 ~ 77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