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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벼랑 끝 외로움과 싸우는 홀몸어르신들
관리자
2011-07-19 오전 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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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몸노인이 개인과 가정의 울타리를 넘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홀몸노인은 106만5000명에 이른다. 전체 노인인구의 약 20%에 해당한다. 노인 5명 중 1명이 남편이나 아내 없이 자식과 떨어져 홀로 살고 있는 것이다. 2006년 83만3000가구였던 홀몸노인은 불과 4년 만에 25% 이상 급증했고,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매년 5만명씩 늘어 2020년에는 150만명을 웃돌 것이란 통계청 전망이다.

물론 이들 중에는 경제력을 갖추고 자신만의 삶을 추구하는 노인도 있지만 대다수는 생활고를 겪고 있다. 2009년 통계청 조사에서 홀몸노인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로 ‘경제적인 어려움’(43.6%)을 꼽았다. 특히 홀몸노인 4명 중 3명(74.5%)은 노후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돼 자녀나 친지에게 의지하는 것 외에는 대책이 없었다.

더 큰 문제는 홀몸노인들에게 별다른 소득이 없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08년 노인실태조사에서 홀몸노인의 월평균 소득은 56만원에 불과했다. 더욱이 조사대상의 64.3%는 1인 가구 최저생계비(50만4344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 지역에서 혼자 사는 홀몸노인의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심각하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올해 4월 발표한 ‘농어촌 취약계층의 생활실태와 정책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농어촌지역의 홀몸노인의 월평균 소득은 42만2000원이었다. 월평균 소득이 50만원에도 못 미치는 홀몸노인은 4분의 3에 달했다. 물가는 해마다 치솟고 있지만 마땅한 소득원이 없는 홀몸노인들의 월수입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경제적 빈곤만큼이나 중요한 문제가 ‘외로움’이다. 2009년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일반 노인의 4.4%가 ‘외로움’을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 반면 홀몸노인은 9.5%나 됐다. 하지만 홀몸노인 대부분은 사회적 관계망과 교류가 단절되고 사회적 지지를 전혀 받지 못한 채 소외된 삶을 살고 있다. 2008년 실시한 홀몸노인 생활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매달 1회도 가족과 연락하지 않는 노인이 24%, 친구와도 연락 않는 노인이 54%, 사회적으로 어떤 관계나 접촉도 갖지 않는 노인은 33%나 됐다. 홀몸노인의 절반가량(42%)은 사회적 교류가 없는 외진 곳에서 거주하는 성향을 보였고, 38%가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했으며, 대부분(92%)이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울증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2004년부터 2009년까지 건강보험 진료비를 분석한 결과 2009년 65세 이상 노인 우울증 환자는 14만7721명으로 5년 전의 8만9040명보다 1.7배 증가했다. 매년 30% 가량 늘어난 셈이다.

자살도 심각한 수준이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에 따르면 61세 이상 노인 자살자 수는 1989년 788명에서 2008년 4029명으로 20년 만에 5배 이상 늘어났다. 2009년에는 4614명으로 전년 대비 15% 가량 급증했다.

서병수 한국빈곤문제연구소장은 “홀몸노인들은 가족이나 사회적 관계에서 소외되면서 우울증과 자살, 범죄 발생이 급증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의지할 곳 없는 어르신들이 경제적 빈곤과 외로움과 싸우다보면 만성적 우울증을 겪게 되고, 이를 방치하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2007년부터 ‘홀몸노인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강화와 홀몸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인돌봄기본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노인돌봄 기본서비스는 요양서비스까지는 필요 없는 만 65세 이상 홀몸노인들에게 월 4시간의 가정방문, 생활교육, 유선 등을 통한 주기적 안전확인 서비스 등을 무료로 지원하는 제도다. 현재 홀몸노인 ‘응급안전돌보미사업’, ‘사랑잇는 전화’, ‘마음잇는 봉사’ 등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올해 540여억원의 예산으로 홀몸노인 14만2000여명에 대한 서비스 제공이 목표다.

그러나 복지부가 지난 1월부터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의 설치 및 확대 운영을 천명했지만 노인돌봄서비스 혜택을 받는 홀몸노인은 전체의 13%에 불과하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92만여명의 홀몸노인들은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어딘가에서 외로움과 싸우고 있다.

입법조사처 원시연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은 “빈곤한 홀몸노인의 경우 별다른 정책적 지원을 받지 못해 이들의 삶의 질 보장을 위해선 맞춤형 정책지원이 시급하다”며 “홀몸노인들에 대한 소득보장정책 추진은 물론, 고령 또는 소득 부재 등의 사유로 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홀몸노인을 위해 기초보장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노년시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