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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심혈관질환, 젊은 당신을 노린다
관리자
2011-09-29 오전 10: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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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스리아웃`을 당하면 한 이닝이 종료된다. 타석에 선 타자가 얻을 수 있는 스트라이크 기회도 세 번, 한 팀이 얻을 수 있는 기회도 단 세 번이다. 젊은 층의 심혈관질환 관리는 야구의 스리아웃 룰과 매우 닮아 있다. 본인이 조절할 수 있는 생활습관에서부터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순간인 위험 요인이 생길 때까지 몸은 내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 위해 신호를 보낸다. 심혈관질환이 보내는 경고는 △아직은 기회가 충분한 원 아웃 △충분히 조심하지 않으면 위기가 닥치는 투 아웃 △바로 이닝이 종료되는 스리 아웃까지 단계별로 위험수위는 높아진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최장 시간 근로 국가`로 꼽힐 정도로 평균 업무량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다. OECD 가입국 연평균 근로시간이 1768시간인 데 반해 한국은 2300시간에 달한다.

최근 영국 런던대학 교수팀이 미국 내과학회보(AIM)에 발표한 연구결과를 보면, 하루 11시간 이상 일한 사람의 심장질환 발병 위험이 하루 7~8시간 일하는 사람보다 최고 70% 높다고 한다. 즉 과로에 시달리는 한국 직장인들이 다른 나라 직장인보다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얘기다.

더욱 위험한 것은 이러한 바쁜 일상이 건강에 해가 되는 생활습관과 맞물려 있다는 것.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트레스로 업무에서 오는 긴장감과 압박감, 책임감 등이 적절하게 해소되지 못하고 만성 스트레스가 돼 혈전생성을 촉진시키고 심장과 심혈관계의 건강을 위협한다.

한림대 가정의학과 연구진에 따르면, 만성 스트레스는 혈관을 늘 긴장상태에 있게 하고 피를 굳게 하는 혈소판 활동을 증가시키는 등 피가 떡처럼 뭉친 혈전(피떡) 생성을 촉진시켜 동맥경화를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스트레스는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는 것을 방해하고, 과다한 흡연과 음주를 유발해 직간접적으로 심혈관질환 발병의 원인이 된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이들 질환은 혈관 속의 시한폭탄인 혈전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고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망 원인이 되는 뇌졸중, 심근경색의 직접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내 몸이 주는 마지막 투아웃과도 같은 기회이자 경고다.

세계보건기구는세계건강보고서를 통해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인자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을 지목하고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실제 혈관병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당뇨병 환자의 68%는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하고 고혈압 환자의 50%는 관상동맥이 손상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따라서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은 철저히 관리돼야 한다.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권장되는 것은 저용량 아스피린. 2011년 미국심장학회는 심근경색을 예방하기 위해서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할 것을 권장했다. 미국뇌졸중학회도 저용량 아스피린 권장안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당뇨병학회도 2010년 심혈관질환의 고위험군 환자에게 심혈관질환 1차 예방안으로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을 권장할 것을 발표했다. 몸속에서 악화된 혈전들은 위험인자의 수준을 넘어 하나의 `혈전질환`으로 발전한다. 특히 혈전은 혈관을 타고 이동하다가 온몸 곳곳의 혈관을 막아 우리 몸 주요 장기들의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혈전으로 인해 발병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뇌경색, 급성심근경색, 폐색전증, 심부정맥혈전증 등이 있다.

주목할 점은 최근 한국인들에게서 혈전 관련 질환 빈도수가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혈전질환인 정맥혈전색전증 발생 빈도가 한국에서 최근 5년 동안(2004~2008년) 64%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혈전 질환은 동양인들에게는 잘 발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육류 위주의 서구화된 생활습관과 식생활, 흡연 및 비만인구 증가로 고혈압, 고지혈증, 대사증후군 등 혈전발생 요인이 늘어나면서 우리나라도 더 이상 안전지대라고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혈전 관련 질환은 그 결과가 치명적일 수 있지만 진단이 쉽지 않고 치료를 한다고 해도 합병증으로 고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혈전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혈액응고억제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가장 흔히 사용하는 혈액응고억제제는 다른 약물이나 음식과의 상호작용이 심하고, 용량을 조절하기가 힘들어 자주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최근에는 이런 한계를 극복한 자렐토 같은 신개념 혈액응고억제제가 나와 예방이 수월해졌다.

[출처: 매일경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