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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중견조각가 김준…철과 유리, 차가운 물성에서 희망을 찾다
관리자
2011-09-29 오전 10: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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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철이 투명하고 연약한 유리를 감싸고 있다. 기다란 철을 작가가 일일이 잘라서 구부렸다. 그 안에 영롱하게 빛을 뿜고 있는 유리가 흡사 희망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고통과 혼돈 속에 일그러진 삶 속에서도 절망하지 말자는 메시지가 은연 중 작품에 배어난다. 서로 다른 물성을 갖고 있는 철과 유리가 묘하게도 아름다운 화음을 빚어낸다.

중견작가 김준(51ㆍ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은 조각 연작 `기억의 숲`(사진)을 통해 삶의 혼돈과 질곡을 완성도 높게 녹여 낸다. 그의 신작 20여 점과 드로잉 10여 점이 서울 용산 비컨갤러리와 소공동 롯데호텔 본관 1층 롯데호텔갤러리에서 `백년 동안의 여행`이라는 주제로 전시되고 있다. 그의 작품 주제는 개인사와 맞물려 있다. 최근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어머니로 인해 작가는 잃어버린 기억의 본질을 탐구한다. 작가가 주로 작품에 쓴 재료는 쇠와 동, 나무, 유리, 시멘트. 작가는 "내 안의 자연은 폭풍우 바람 속에 우는 떡갈나무 숲"이라며 "깊은 덤불에 맺힌 물방울에도 햇살이 스며 비칠 것"이라고 말했다. 1984년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한 뒤 1990년대 중반 이탈리아에서 유학했으며 현재 충남 부여에 있는 전통문화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전시는  다음달 4일까지.
[출처: 매일경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