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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걸렸다" 20년 병수발 들던 아내 살해
관리자
2011-10-10 오후 1: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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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중풍에 걸린 남편을 돌봐온 아내가 치매에 걸리자 아파트 베란다에서 밀어 살해한 인면수심 남편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6부는 9일 치매를 앓던 부인을 아파트 8층에서 떨어뜨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씨(74)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원심법정에서부터 자살을 방조했을 뿐이라고 진술하고 있지만 약 2년 전부터 아내의 치매 증세로 고통을 받아 부부싸움을 자주 했으며, 자신의 딸에게도 아내를 죽인 사실을 말한 점 등을 비춰 검찰에서의 자백을 믿을 수 있고, 그에 대한 보강증거도 충분하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이어 재판부는 "김씨가 중풍으로 건강이 좋지 못한 자신을 20여년 동안 정성껏 보살펴온 부인을 치매에 걸렸다는 이유로 아파트에서 밀어 떨어뜨리고, 그 직후에도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 마시며 태연히 잠을 자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고인이 고령에 병을 앓고 있고, 자녀들도 선처를 원하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씨는 지난 5월 서울 강서구 방화동 8층 자신의 아파트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말다툼을 벌이다 부인 김씨(70)를 폭행하고 베란다로 데려가 밀어 추락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1심 재판부는 "배우자의 치매 증상으로 상당 기간 정신적인 고통을 받아오던 피고인이 자살하겠다며 허리띠를 목에 감고 있는 피해자를 보고 순간 격분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으나 남편 김씨는 자살을 방조했을 뿐이라며 항소했다.

소식을 들은 누리꾼들은 "몰염치 남편이다" "감당 안됐으면 차라리 전문기관에 보낼 것이지" "완전 사형감인데, 선처? 어이가 없네" "할머니가 너무 안타깝다"며 분개했다.

[출처: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