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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는 못할망정…' 늘어나는 노인학대
관리자
2011-12-05 오전 11: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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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그래도 내가 어민데…, 제발 나 좀 데려가 줘."

노인성 치매를 앓고 있는 A(87·여)씨는 요즘처럼 자식들이 원망스러울 때가 없다. 2남 3녀의 자식 중에 누구 하나 그와 함께 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A씨는 치매로 인지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 이외에는 건강상태도 양호하다. 하지만 큰 아들인 B씨는 "어머니와 살 수 없다"며 A씨를 여동생 집 앞에 버리고 오기 일쑤다. 딸 역시 이미 수년 전부터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여서 A씨를 부양하기는 힘들다. 나머지 가족들도 "경제적으로 힘들다"며 A씨와 함께 살기를 거부하고 있다. 현재 A씨는 노인전문병원에서 일시보호를 받고 있다.

   
 

40여년을 남편과 함께 살아 온 C(63)씨. 그는 지난해 지병으로 집에서 쓰러졌다. 하지만 남편 D씨는 7억여원의 자산을 갖고 있었지만 "병원에 갈 돈이 없다"는 이유로 C씨를 일주일여 방치했다. 주변 사람들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C씨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치료까지 받게 했다. 그러나 남편 D씨는 끝내 치료비 지급을 거부했다. 결국 C씨는 입원 4개월여 만에 이상증세를 보이다 지난해 10월 사망했다.



노인인구가 늘어나면서 노인 학대도 함께 증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4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도내 전체 인구 1천178만6천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8.7%인 100만여명이다. 같은 기간 노인학대 의심 신고는 1천11건으로 노인학대 신고 접수율은 인구 1천명당 0.99% 정도다. 2006년보다 노인 인구는 1.3%p, 신고접수는 729건이 늘어난 수치이다. 노인학대 신고 접수율은 0.64%였다.

올 들어서도 노인학대 관련 신고는 늘고 있다. 9월 말 기준 도내 노인학대 의심 신고 880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482건(54.8%)이 노인확대로 확인됐다.

현재 386건이 종결됐고 96건은 아직도 조사중이다. 나머지 400여건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노인학대가 의심된다.

실제 자식들에게 부담이 될까봐 신고되지 않는 사례까지 포함한다면 이보다 많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에 따라 노인보호전문기관 설립도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도내에는 성남과 의정부, 부천 등 3곳에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운영되고 있으며, 운영 인력은 7~9명에 불과하다.

도 관계자는 "노인학대 행위자의 대부분이 자식이나 며느리, 남편 또는 아내 등 가족으로, 가정내 학대가 심각하다"며 "노인학대를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법적, 제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