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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치매노인 실종자, 생명 보호책 필요
관리자
2012-03-29 오전 9: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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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치매 유병율이 높아지고 노인 일자리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거리의 노인’들이 많아짐에 따라 노인 실종 신고가 급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노인 실종은 그 특성상 미아와는 달리 사회적 관심의 영역 밖에 있으며 특히 치매 노인의 경우 가족을 잃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노인의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 실종 치매 노인 급증가, 인식표 홍보 부족해

현재 전국의 치매노인 수는 49만5000명으로 5년 사이 7만 명이 넘게 늘었으며 전문가들은 2020년에 75만 명, 2050년에는 200만 명을 넘어선다고 전망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실종 치매노인 신고∙접수 건수 역시 7607건으로 이는 치매 유병률 증가와 비례해 빠르게 늘고 있는 수치다.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경찰청, 지자체와 연계해 치매노인에게 고유번호 인식표를 부착하고 노인실종상담센터를 운영하는 등 실종노인의 연고를 찾아주기 위해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그러나 치매 노인의 특성상 자신이 길을 잃었거나 가족을 찾고 있다고 인지하는 경우가 드물고 인식표 보급 건수도 아직은 미약한 상태여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5일에도 제주도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한 노인이 실종된 지 일주일 만에 하천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24일에도 병원에 간다며 집을 나선 80대 노인이 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를 비롯해 치매노인들의 실종∙사망 건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고유번호 인식표나 경찰청과 연계된 연고 찾기 시스템에 대한 홍보는 부족한 실정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해 신고∙접수된 치매노인 실종 건수 7607건 중 49건을 제외한 7558건은 가족 혹은 연고가 닿는 측에 인계됐다.

복지부와 경찰, 그리고 노인실종상담센터가 연동된 고유번호 인식표와 데이터베이스 구축의 성과가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실제 치매노인을 부양 중인 가정에서는 고유번호 인식표와 치매노인 찾기 시스템에 대해 무지하다.

4년째 치매 노모를 부양 중인 서울의 한 중년남성은 “어머니가 치매 증세를 보인 시점부터 가까이 모시고 싶어도 혼자 계실 때 외출 후 길을 잃지 않으실까 걱정돼 전문 요양기관에 맡기는 것이 안전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경찰청과 연계된 고유번호 인식표가 있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현재 실종 치매노인과 관련해 가족에게 인계될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은 시스템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인식표 보급 건수는 2128건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 발견과 동시에 보호할 수 있는 시설 필요해

문제는 치매노인이 연고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고 발견되지 않은 상태의 거리에서 배회하는 노인을 보호할 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노인실종상담센터 관계자는 “인식표를 부착한 노인의 경우 높은 확률로 가족을 찾을 수 있지만 부양자가 실종신고도 하지 않은 채 배회하는 노인은 사실 상 체계적인 보호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배회하는 노인을 발견과 동시에 가까운 보호시설로 인계, 보호할 수 있는 여건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인지능력이 부족하지만 노인과 치매노인은 일반인들의 인식에서 겉모습으로 구별할 수 없어 길을 잃은 어르신으로 비춰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충남 서천 경찰서는 노인안전종합치안대책을 추진한 결과 이 지역의 치매노인을 비롯해 노인실종과 가출발생률이 전년 대비 83% 감소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전문가들은 서천 경찰서의 성과가 치매노인을 대상으로 한 인식표 부착, 마을지킴이제도 운용, 경로당 방문 예방교육 실시 등 노인안전∙실종 예방책의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경로당을 방문한 예방교육과 주민들이 배회 노인에게 길을 잃었는지 의심해보는 여건을 조성한 것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노인실종상담센터 관계자는 “실종된 노인을 바라보는 인식을 제고시킬 방법이 강구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일반 주민들이 치매의 특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배회하는 노인을 발견하면 접근성 좋게 보호시설로 인계되는 일상적 주민 신고자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메디컬 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