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사업
포도껍질 속에서 치매 지연 성분 찾아내
관리자
2012-05-15 오전 9: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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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노구섭 교수팀

비만은 당뇨병을 부르고, 당뇨병은 기억력 감퇴를 유발한다. 심하면 치매에 걸릴 수 있다. 그러나 ‘포도’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국내 처음으로 규명됐다.

경상대 의학전문대학원 노구섭 교수팀은 포도 추출물인 레스베라트롤이 당뇨병으로 손상된 기억력을 회복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속이 보이지 않는 뿌연 물 속에 도피대를 설치하고 쥐를 풀어놨다. 쥐들은 도피대를 찾기 전까지 계속 헤엄쳐야 한다. 실험은 쥐들이 도피대를 얼마나 빨리 찾을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진행했다. 그 결과, 고지방 식사를 한 비만 쥐는 도피대 근처에서 8초간 머물다 다른 곳으로 갔다. 그러나 고지방 식사에 레스베라트롤을 함께 섭취한 비만 쥐는 20초 이상 머물며 도피대를 찾아냈다.

쥐에게 도피대 위치를 학습시킨 후 도피대를 찾아 수영하는 거리를 쟀다. 훈련 넷째 날, 고지방 식사를 한 쥐는 첫째 날보다 수영거리를 불과 30% 단축시켰다. 그러나 레스베라트롤을 함께 먹은 쥐는 70%까지 거리가 줄었다.

당뇨병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위험인자다. 특히 신경세포의 퇴행성을 유도하고 신경염증을 촉진시켜 심각한 기억력 저하를 초래한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살이 많이 찌면 췌장 기능이 떨어지고 인슐린 저항성이 커져 당뇨병이 잘 생긴다. 비만 혹은 당뇨병 환자는 몸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 특히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해마의 신경세포에 염증이 생기면 세포가 죽어 퇴행성 뇌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비만환자나 당뇨병 환자가 나이 들면 노인성 치매질환에 잘 걸린다.

이번 동물실험에서 비만으로 당뇨병이 발생한 쥐는 만성염증과 신경염증이 생겼다. 그러나 고지방식에 레스베라트롤을 함께 섭취한 비만 쥐는 인슐린 저항성이 억제돼 염증 발생이 줄었다. 레스베라트롤은 식물이 곰팡이, 해충 등 나쁜 환경에 처했을 때 만들어내는 식물성 천연물질이다. 포도껍질과 포도씨에 많이 들어 있다. 항암·항바이러스·신경보호·항염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레스베라트롤이 치매의 진행속도를 지연시키는 약물 개발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했다. 노 교수는 “당뇨병과 치매 같은 난치성 또는 퇴행성 질환을 예방·치료하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내분비·대사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미국당뇨병학회지(Diabetes)』에 온라인 속보로 게재됐다.

[기사출처:  중앙일보 정심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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