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사업
뇌의 ‘허브’ 부분 많이 사용하면 ‘치매’ 확률 높다
관리자
2012-08-20 오후 3: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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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중의 하나인 치매.

라틴어로 치매(dementia)는 ‘정신이 없어진 것’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과거에는 치매를 망령, 노망이라고 해서 노인이면 당연히 겪게 되는 노화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최근에는 많은 연구를 통해 분명한 뇌질환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초기에는 주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에서 문제를 보이다가 차차 언어기능이나 판단력 등 다른 여러 인지기능의 이상을 동반하다가 결국에는 모든 일상생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알츠하이머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뇌를 쉬지 않고 계속해서 일을 하게 만드는 것. 때문에 노년기에 접어드는 중년들은 꾸준히 공부를 하거나 운동과 오락 같은 취미 생활 통해 뇌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다 같은 뇌라도 활동이 늘어서 좋은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의 빌렘드한 교수팀은 우리 뇌에 일명 ‘허브’라고 불리는 네트워크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특정 뇌 부위가 오히려 지나치게 활동량이 많아지면 알츠하이머가 유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들은 대뇌 피질을 모사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이 같은 실험 결과를 도출해 ‘미국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컴퓨터 생물학’ 16일자에 발표했다.

이전 연구에서 알츠하이머에 걸린 초기 단계의 뇌는 활동 패턴에 변화가 나타난다고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이번 연구는 뇌 활동 변화가 알츠하이머 때문에 일어난 ‘결과’가 아니라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연구진은 다른 부위와 소통과 연결이 많은 부위의 뇌가 알츠하이머의 병리학적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는 것에 주목했다. 알츠하이머의 발병원인인 아밀로이드베타(amyloid-β) 단백질이 이곳에 많이 축척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밀로이드베타는 신경세포가 흥분할 때 함께 배출되는 것으로 이것이 쌓여서 뭉치게 되면 뇌에서 나오는 신호를 막고 뇌 활동을 느려지게 만든다.

연구진은 부분적인 뉴런 활동의 증가가 아밀로이드 축적을 늘려 알츠하이머를 유발한다는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뇌피질(cortical brain)을 모사한 컴퓨터 모델을 만들어 시뮬레이션 했다. 뇌피질은 언어, 주의, 기억을 주로 관장하는 뇌 부위다. 

연구진은 뇌 활동량에 따라 뇌가 어떻게 손상되는지 관찰하고 이로 인해 손상되지 않은 부위의 네트워크는 어떻게 변하는지 조사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허브’ 부위의 뇌 활동량이 늘어나자 점차 다른 부위의 뇌 활동은 사라지거나 뇌량 간의 연결이 줄어드는 알츠하이머 증상이 나타났다. 알츠하이머의 영향은 모든 뇌가 똑같이 받는 건 아니었다.

드한 교수는 “이번 결과는 뇌의 역학적인 활동이 질병의 시작과 진행과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허브’ 뇌 같이 뉴런 활동을 조절하는 인자를 찾아 조사하면 알츠하이머를 찾아내고, 명확하게 하며 맞설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나치게 뇌를 많이 쓰면 치매에 걸릴 수 있다는 얘길까.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용 교수는 “실험에서 언급한 ‘허브’ 기능을 갖는 뇌에는 집중하지 않고 멍할 때는 활발하게 움직이다가 집중을 하거나 일을 하면 오히려 활동이 줄어드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라는 부위가 포함돼 있다”며 “오히려 머리를 쓰지 않으면 DMN가 더 활성화되므로 알츠하이머 예방과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기사출처 : 동아사이언스/ 김윤미 기자 ym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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